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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개봉한 <트랜스포머 ONE>을 뒤늦게 보았습니다.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객관적인 재미를 논하자면 1편 이후로는 재미와 임팩트가 계속 떨어지고 있는 것은 많은 분들이 인정하고 있는 부분일텐데요. 마이클 베이의 전매특허라고 할 수 있는 화끈한 액션과 연출로 트랜스포머만의 색깔을 뚜렷히 각인시킨 작품이 1편이었다면, 이후 개봉하는 후속작들은 1편에 비해 재미가 확연히 떨어진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죠. 그런데 이번에 감상한 <트랜스포머 ONE>은 1편과 비교해봐도 손색 없을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는 영화더군요. 쿠팡플레이를 통해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으로 보았음에도, 영화관에서 보는 것 같은 강렬한 재미와 몰입도를 선사한 영화였습니다. 집에 대형 TV가 있으신 분들은 거대 화면과 빵빵한 사운드를 감상하면 더 재미있는 관람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이번 영화는 트랜스포머 시리즈 40주년 기념작으로, 실사 시리즈와는 이어지는 않는 독자적인 작품인데요. 배경과 시점은 전쟁이 발발하기 이전에 로봇 생명체들이 사는 행성 사이버트론을 주 무대로 하고 있어요. 트랜스포머 세계관에서 매우 초기 시점의 배경으로, 오토봇과 디셉티콘 간의 내전이 본격화되기 이전 서사를 다루고 있는데요. 사이버트론의 지하도시에서 노동 로봇으로 일하던 오라이온 팍스와 D‑16이 계기로 지상 세계에 접근하면서 거대한 음모에 휘말리게 되고, 이 과정에서 둘 사이에 정의관과 신념의 차이가 벌어지면서 갈등이 점차 커지는 흐름으로 이야기가 흘러갑니다. <토이 스토리4>의 감독이자 원안자인 조시 쿨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크리스 헴스워스와 스칼렛 요한슨, 브라이언 타이리 헨리, 스티브 부세미 등의 배우들이 이야기 속 주요 캐릭터들의 목소리를 담당했습니다.

이번 영화의 가장 큰 주제이자 재미요소는 바로 오라이온 팍스와 D‑16가 옵티머스 프라임과 메가트론으로 변해가는 과정이 아닐까 싶은데요. 개인적으로도 이러한 변화 양상이 가장 큰 재미였다고 생각하며, 스토리 진행도 꽤 매끄럽게 잘 진행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특히 후반부 두 인물이 자신의 사명과 정체성, 그리고 자신이 해야할 역할에 대한 부분을 완전히 깨닫고 각성한 뒤 친구에서 적으로 대립하는 시퀀스는 이 영화의 가장 큰 하이라이트였다고 생각되네요.

트랜스포머 원의 또 다른 재미요소는 트랜스포머만의 액션을 잘 담아냈다는 것인데요. 개인적으로 트랜스포머의 시그니쳐 액션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변신하는 과정이 긴박한 상황과 잘 맞물리면서 극한의 아드레날린을 뿜어내는 것인데, 이번 영화에서는 트랜스포머만의 액션을 잘 보여주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그간 시리즈가 진행될 때마다 CG가 화려해지긴 했지만, 때로는 변신 과정이 너무 복잡해지고 조잡해진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았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깔끔하면서도 상황과 잘 맞아떨어지면서 극의 재미와 몰입도를 더 높였던 것 같습니다.

영화의 주요 캐릭터들 뿐만 아니라 서브 캐릭터들의 활약도 이 영화의 재미를 더 높여주는 공신이 아니었나 싶은데요. 오라이언 팍스를 돕는 엘리타 원과 재즈, B-12을 비롯하여 원래는 하이가드였지만, D16를 따르게 되는 스타스크림, 사운드웨이브, 쇼크웨이브 등의 캐릭터들로 이야기의 밀도는 더욱 높아졌던 것 같은데요. 그 외에도 트라이온과 다른 프라임들의 등장으로 트랜스포머 시리즈를 오랫동안 사랑하는 팬들에게는 선물 같은 영화가 되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이 영화는 개인적으로 매우 재미있게 보았지만, 흥행에서는 아쉬운 성적을 기록하였는데요. 흥행 성적은 전세계 합산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하였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흥행 실패로 남게 되었습니다. 흥행이 깡패라는 말이 있듯이, 아무리 얼토당토 않은 작품이라도 흥행이 되면 무조건 후속편은 나오지만, 이처럼 꽤 수작이었음에도 흥행이 되지 않았다면 후속편은 기대할 수 없게 되는 것이죠. 카툰풍의 얼굴 디자인과 전체적인 분위기가 기존 트랜스포머 영화들과는 전혀 달랐다는 것이 흥행 실패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지만, 어찌되었든 흥행에서 안 좋은 성적으로 남겼기 때문에 후속작은 없을 것 같아 개인적으로는 좀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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