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포레스트 - 작은 숲에서의 치유와 휴식

영화<리틀 포레스트>는 시험과 취업, 연애 등의 여러 일들에 지쳐버린 혜원이 고향집으로 내려와서 사계절을 보내며,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찾아나가게 된다는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여 제작이 되었는데요. 이미 한 차례 일본에서도 원작 만화를 토대로 영화화가 되었습니다. 다만 두 편으로 제작되어 개봉한 일본판과는 달리 국내판은 한 편으로 제작되어 개봉한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또한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남쪽으로 튀어>,<제보자> 등이 여러 영화들을 만든 임순례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김태리를 비롯한 류준열, 진기주 등의 여러 배우들이 출연을 했습니다.

한국판 리틀 포레스트가 일본판과 차별화된 지점이 있다면 한 편으로 압축시킨 것 뿐만 아니라 요리에 대한 부분을 덜어내고 스토리에 관련된 부분을 한층 더 보강시켰다는 점이 아닐까 하는데요.

음식과 풍경ASMR을 보는 듯 잔잔한 장면이 이어지고, 서사가 다소 두루뭉실하게 진행되는 일본판과는 달리 한국판에선 조금 더 인물들간의 관계와 구성적인 부분에 비중을 두었기에,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가 더욱 명확해진 느낌이었는데요. 개인적으론 풍경과 요리에 중점을 둔 일본판보다 이야기와 인물에 더욱 포커스를 맞춰 구체적이고 리듬감 있게 표현해낸 한국판이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일본판과의 또다른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바로 서브 캐릭터들의 비중이 아니었나 싶은데요. 일본판의 두 조연이었던 유우타와 키코는 영화 속 자연 풍경과 비슷한 느낌으로 크게 드러나지 않고 다소 평면적인 느낌이었다면, 한국판에의 재하와 은숙은 일본판에 비해 더욱 생기 있고, 입체적인 느낌으로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특히 김태리, 류준열 배우의 자연스러움과 진기주의 건강한 이미지가 잘 어울러져 아옹다옹하며 힘들땐 서로 힘이 되어주는 고향 친구들간의 절친 케미 느낌을 잘 표현해낸 것 같더군요. 또한 임순례 감독의 영화에 단골 배우이기도 한 문소리의 연륜 있고 깊이 있는 연기로 휴식과 치유라는 이 영화의 주요 테마가 더욱 잘 표현이 된 것 같았습니다.

또한 요리 레시피 관련 프로그램을 방불케 하는 일본판에 비해서 그 비중이 적긴 하지만, 사계절의 제철식재료들로 만드는 다양한 요리들이 이 영화의 가장 큰 재미요소이자 힐링포인트가 아닐까 싶은데요.

고추장수제비를 비롯하여 배추전, 밤조림, 떡볶이, 파스타 그리고 크림브륄레 등의 여러 요리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는 것만으로도 시각적인 즐거움과 편안한 느낌을 전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다만 본격위장자극영화라는 평이 있을 정도로 침샘을 고이게 하는 장면이 나오므로, 배를 든든히 채우고 영화를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네요.

리틀 포레스트에서 음식만큼이나 시각적인 편안함을 주는 것은 사계절의 순환에 따라 자연스럽게 볼 수 있는 자연의 변화인데요.

이런 사계절의 자연스러운 풍광을 담아내기 위해, 실제 사계절에 맞춰 4번이 크랭크인과 크랭크업을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영화 속 나오는 텃밭의 토마토와 감자, 고추 등은 실제 스텝이 심어 농사를 지을 정도로 공들인 부분이라고 합니다.

또한 혜원이 생활하는 공간인 집 역시 제작진이 큰 공을 들인 부분이라고 하는데요. 적합한 집을 찾기 위해 전국의 시골 마을을 발로 뛰며 찾아다닌 결과 경북에서 70년 된 목조별채를 찾았다고 합니다.

경북 군위에 위치하고 있는 이 '혜원의 집'은 영화 촬영이 끝난 이후에도 세트가 그대로 보존이 되어 관광객들의 많은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리틀 포레스트에서 가장 인상이 깊었던 것은 아주심기라는 개념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주심기란 묘목이 얼거나, 마르지 않도록 일시적으로 땅에 묻어두는 한때심기와는 달리 농작물을 더 이상 옮겨 심지 않고, 완전하게 심는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요.

반복되고 힘든 일상에 지친 혜원이 자신의 작은 숲에서 치유와 휴식의 시간을 보낸 이후, 더 이상 옮겨 심지 않고 완전하게 심는다는 아주심기처럼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온전히 찾아가게 된다는 영화의 주제를 가장 표현한 의미가 아니었나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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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리틀포레스트에 관한 영화 리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즐거운 일이 가득한 행복한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