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용이 검은 가리개를 풀었을 때는 햇살이 머리 위로 강렬히 내리쬐고 있었다. 그는 고개를 들어 하늘 위 태양을 쳐다보았다. 눈부셨다. 눈물이 흐를 정도로 눈부신 날이었다. "수고하십시오." 승용을 데려다준 남자는 기계적인 인사를 하고 차를 몰고 가버렸다. 승용은 한참을 넋이 빠진 사람처럼 서 있다가 무작정 어딘가로 걷기 시작했다. 길을 걸을 때도 많은 생각을 하려고 하지는 않았다. 조금이라도 생각이란 것을 하게 되면 가슴이 뒤집힐 것 같은 분노로 정신을 잃을 것만 같았다. 팔을 잃었다는 분노, 망할 놈의 기계 팔을 달았다는 분노, 하지만 더 큰 분노는 그 모든 걸 아무렇지 않게 저지른 승용 자신의 안일한 생각이었다. 애초부터 우식의 말을 믿고 덜컥 일을 저지른 자신의 성급함이 문제였다. 불안은..
창작 활동/웹소설
2024. 11. 28.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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