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과 하루 만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 건물의 모든 것들이 익숙해졌다. 팔이 붕붕 떠다니는 시험관을 지켜보는 것도 별다른 느낌이 들지 않았다. 점차 쇠붙이로 몸이 잠식되다 보니 감정까지 메말라가는 느낌이었다. 거미 의사도 처음에는 좀 놀란 눈치였지만 이내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자신이 맡은 업무에 집중했다. 승용은 다시 잠이 들었고, 또다시 켄타우로스의 꿈을 꾸었다. 그렇게 저주했지만 여전히 그의 마음속에 아련하게 남아있는 것은 반인반수의 신화 속 존재였다. 그 만이 지금 승용의 마음을 달래주고 있었다. 승용은 깨어난 이후 고개를 돌려 옆을 보았다. 점차 선명해지는 시야에 거미의사가 라벨지에 오늘 날짜를 적는 것을 바라보았다. 그 라벨지는 팔 하나가 유유히 떠다니는 시험관에 잘 부착되었다. 승용의 입가..
창작 활동/웹소설
2024. 11. 29. 16:29
공지사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