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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감각적인 연출도, 정교한 플롯과 내러티브도, 화려한 카메라워크와 CG도 없습니다. 카메라는 그저 노장 감독의 시선을 묵묵히 따라갈 뿐입니다. 그리고 영화가 끝났을 때는 가슴 먹먹한 울림이 전해져 옵니다.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거장 켄 로치 감독의 은퇴작인데요. 이 영화로 켄 로치는 제69회 칸 영화제에서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에 이어 생애 두 번째로 황금 종려상을 수상했습니다.



또한 켄 로치 감독은 '블루 칼라의 시인'으로 불리는 그의 별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영화 인생 50년 동안 사회 약자 계급과 노동자 계급을 대변하는 작품만을 연출해온 사회파 감독으로 유명한데요. 이번 영화에서도 그가 일관되게 추구해온 주제의식을 고스란히 담아내 가슴 먹먹한 감동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목수였던 다니엘은 아내를 잃은 후, 지병이었던 심장병이 악화되어 일을 할 수 없게 됩니다. 이후 실업급여를 신청하기 위해 관공서를 방문한 이후, 공무원들의 탁상행정과 관공서 특유의 복잡한 절차 때문에 애를 먹게 되죠.



그리고 다니엘은 그 곳에서 자신과 비슷하게 곤욕을 치르고 있는 케이티(헤일리 스콰이어)를 보게 됩니다. 케이티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두 아이를 힘겹게 키우고 있는 싱글맘이었고, 다니엘은 이를 안타깝게 여깁니다. 이후 다니엘은 케이티에게 연민의 정을 느끼게 되면서 케이티의 가족과 가까운 사이가 되죠.





사람이 자존심을 잃으면

다 잃는거요.



<나, 다니엘 블레이크>에서도 켄 로치의 전작과 마찬가지로 사회적 약자 계층의 문제와 노인 계층의 빈곤 문제를 여과없이 잘 표현했다는 것일 겁니다. 이렇게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듯한 생생한 느낌의 이야기가 만들어질 수 있었던 것은 켄 로치의 세밀한 연출력과 그의 오랜 영화적 동지라고 할 수 있는 각본가 폴 래버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특히 폴 래버티는 <나, 다니엘 블레이크>의 완성도 있는 각본 작업을 위해 관공서 공무원 뿐만 아니라 행정부처의 여러 공무원들 그리고 실제로 실업 급여 문제로 빈곤한 상황에 처해진 수 많은 실직자들과 노동자들의 만났다고 합니다.





나는 다니엘 블레이크

개가 아니라 인간입니다.

이에 나는 내 권리를

요구합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가슴 먹먹한 감동을 전해 주는 것은 다니엘 블레이크가 여깨를 짓누르는 현실적인 압박 속에서도 끝까지 한 시민으로서의 권리와 한 인간으로서의 정체성을 찾고자 노력하는 부분이 아닐까 합니다. 특히나 후반부 다니엘이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듯 락카로 관공서 벽에 통쾌하게 그래피티(?)하는 장면이 이 영화의 가장 명장면이 아니었나 싶더군요.



'블루 칼라의 시인' 켄 로치 감독의 마지막 은퇴작이자 칸 영화제 황금 종려상 작품인 <나, 다니엘 블레이크>. 가슴 먹먹한 감동과 울림이 있어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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